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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늙으면 . 2019 . 1 . 16

작성자 SU H A(ip:)

작성일 2019-01-16

조회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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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장석남 아름답고 섬세한 감성으로 사랑을 받아온 신서정파 시인.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 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장석남 시인의 시에는 그리움이 있다. 시간과 내력을 꿰뚫는 그의 시선 앞에서 사물들은 그 내면에 숨긴 고독을 드러내고 돌아갈 고향을 반추한다.




수묵 (水墨) 정원 7 - 우리는 늙으면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中 에서)


우리는 늙으면

저녁별을 주로 보게 될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문턱에 앉아서 부는

바람도 느껴볼 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매일

저녁별을 보는 것을

잊지 않을것이다

보이지 않는 날도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늙으면

늙음 끝까지 신작로를

바라보고 창문 아래에

앉아서

저녁별을 볼 것이다

그리고 먼지로 바뀌는 것이다




수묵 (水墨) 정원 9 - 번짐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中 에서)


번짐,

목련꽃은 먼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한번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에 번져서

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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