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후회 천박함 . 2022 . 4 . 12

작성자 SU H A(ip:)

작성일 2022-03-03

조회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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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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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를 남긴다는것은 괴로운 일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지금 이 순간도 훗날 후회로 남을것이라는 것이다. 이건 경험상 잘 알고 있다. 막 잠이 들것같은 순간 후회로 인해 깜짝 놀라 깨어나기도 하고, 큰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행복한 순간에도 갑자기 밀려오는 후회로 인해 행복은 두려움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 후회를 결코 돌이킬수 없다는것을 아는 순간, 더 깊은 후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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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퍼런 면돗날 같은 날 섬으로 살갗을 베이며 차갑게 스처가는 바람처럼, 그 바람마저 감당할수 없는 차가움에 등돌려버린 외로운 겨울바다처럼 후회가 끝없이 밀려들땐, 그 후회를 외면할수가 없다. 그래서 애써 모른척하려고 하지만, 기어코 후회란 녀석은 내 앞으로 다가와 말한마디 건내지 안고, 그냥 귀신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을뿐이다. 이 후회라는 놈은 귀신보다 무섭고, 파도보다 끝이없고, 첫사랑보다 더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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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폐허가 되었다. 살인과 강간이 계속되고 있다. 그 전쟁터에서도 어린이들은 웃으며 뛰어놀고 있다. 러시아는 전투기를 이용하여 우크라이나 시내를 융단폭격을 했다. 그 결과 어린이와 여자를 포함한 수천명의 민간인이 죽어나갔다. 이런 대량학살과 살인이 일어나는 순간에도 우리는 웃고 떠들고 입고 먹고 마시고 싸면서 즐기며 살고 있다. 그 대량학살은 우크라이나 그들의 고통이지 나의 고통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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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타인의 고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느끼지는 못한다. 다만 그 고통이 나의 것이 되었을때는 엄청난 슬픔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 역시 나의 고통을 느끼지 못할것이다. 그들도 웃고 떠들고 입고 먹고 마시고 싸면서 즐기며 살것이다. 어짜피 내가 해결해줄수 없는 타인의 문제이니 나는 즐기며 사는것이다. 지금껏 내가 그러했던것처럼 말이다. 


가난했던 시절 싹싹하고 친절하며 예의가 바르던 사람이 경제적 지위가 상승하는 순간, 태도가 바뀌는 경우를 자주 봤다. 사람은 상황과 지위가 바뀌면 생각과 태도가 바꾼다는것을 알고 있다. 다만 그 사람의 밑바닥을 봐버렸다는 생각은 든다. '예전의 친절과 예의의 밑바닥에는 결국 지금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던거구나... 그런데 그때는 그 밑바닥을 숨기고 있었을뿐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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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밑바닥을 다른 사람이 보게된다면, 그들은 내 밑바닥의 천박함을 보며 얼마나 비웃을것인가...' 이런 상상을 하게되면 몸서리가 처진다. 그리고 그들도 내가 그랬던것처럼, 속내를 전혀 내비치지 않으며 미소로 나를 반길것이다. 내가 그랬던것처럼 말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칠땐 몸서리가 아니라, 고개를 휘휘 젓게 된다. 이건 후회보다 더 무서운 천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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