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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 2022 . 4 . 14

작성자 SU H A(ip:)

작성일 2022-04-14

조회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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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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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훗날 어른이 되면 서로가 가진 조건을 뛰어넘는 본질적 사랑이 존재한다는것을 몸소 증명하겠다는 자존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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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외모와 조건을 갖추게 된다면, 정반대의 조건을 가진 이성과 교제하여, 정신적 교감만으로도 가능한 본질적 사랑이 있다는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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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렀고, 결국 나는 비천한 신체와 조건으로 마무리되었다. 몰래 날 지켜보며 비웃고 있던 피도 눈물도 없는 현실이라는 놈은 비천한 나를 잔인하고 집요하게 조롱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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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믿는 본질적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선 나와 정반대인 아름답고 뛰어나고 부유한 이성과 사랑을 나눠야 했는데,  그런 이성들에게 나는 바닷가의 모래같은 존재였고 그런 이성들앞에서 나의 태도는 주눅들고 무기력하기만 했다. 그(녀)들에게 나는 길바닥에 달라붙은 음식물을 쪼아먹고 있는 비둘기 같은 존재였다. 존재는 했지만 존중은 받지 못하는 혐오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그(녀)들과 나 사이엔 절대 무너트릴수 없는 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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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벽을 느낀 순간 난 다시 골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극한의 메탈을 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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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빈 골방에서 컴플렉스를 곱씹으며, '더욱 강해지고 강해져 너희의 그 고귀하고 아름다운 웃음들을 언젠간 내 발 아래 두리라' 다짐하고 또 곱씹었지만, 그 부류에 발 들여 놓을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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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그 부류에 입성한다 한들, 나는 그들을 변화시킬수 없고 내가 그들에 동화되어 그토록 협오하던 그들의 삶을 나역시 되풀이 할것이라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그들에게 교육되어 개처럼 휘둘리는 삶을 살게 될것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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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리 약한가. 나는 왜 이리 비겁한가. 나는 왜 이리 위선적인가. 나는 왜 이리 정직하지 못한가. 닌 쓰레기로 태어나 쓰레기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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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가 있었다. 잔뜻 멋을 내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자신감에 가득차 파티장에 들어간 순간, 그곳에는 똥파리는 신경조차 쓰지않는 아름다운 벌들과 나비들의 무대만이 존재했다. 그곳은 똥파리가 있을곳이 아니였다. 파티장에서 똥파리라는것은 쓸모없고 의미없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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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처럼 똥파리는 다시 외로워졌다. 똥파리는 골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겄다. 하지만 사람들을 눈물짖게 만드는 '외롭지만 아름다운' 감동은 결국 이 골방에서 나올것이라는 믿음만은 버리지는 못했다. 이 믿음은 똥파리의 마지막 자존심이였다. 이 믿음마저 없어지는 순간이 삶의 마지막 순간이라는것을 똥파리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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